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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디지털 시대의 디자인 피드백 A to Z 디자이너를 당황시키는 클라이언트의 나쁜 피드백
컨설팅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에 가장 중요한 피드백은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이다. 사실 디자인 작업물은 비단 디자인 스튜디오만의 작품은 아니다. 클라이언트가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과 그 수준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가 달라진다. 세상의 모든 클라이언트가 항상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며 정확한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에 국내 디자인 스튜디오 10곳이 겪은 클라이언트의 당황스러운 피드백 사례를 모아 소개한다. 이 기사를 읽는 모든 클라이언트가 남의 일이라며 그냥 웃고 넘기지 말기를 바란다.



SWNA
“디자인 작업 중 렌더링 시안이 나올 때쯤 되면 생각보다 많은 클라이언트가 ‘심플하면서도 아이코닉하게’, ‘다채로우면서도 화려하지 않게’와 같은 의견을 내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럽다. 그 외에도 두 가지 시안을 비교하고 싶으니 한 타입은 클라이언트에게 맞는 스타일로, 다른 타입은 SWNA 느낌으로 디자인해달라는 피드백도 있었다. 최근에는 렌더링을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보여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달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당황스러운 한편 강력한 동기부여가 돼서 기억에 남는다.”


BY SEOG BE SEOG
“저작권 등 디자인의 권리 소유에 대한 논쟁이 있던 프로젝트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당시 클라이언트가 자신의 머릿속 생각에서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이니 본인이 디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너무 당당한 나머지 정말 순간적으로 맞는 말이라고 착각할 뻔했다. 자정에 느닷없이 걸려온 전화로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다. 프로젝트 마무리가 촌각을 다투는 급한 상황도 아닌지라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현장에서의 불만과 불평을 담아 욕설에 가깝게 피드백을 쏟아내는 전화였다. 시공 막바지 단계에서 생긴 문제 때문이었는데, 알고 보니 금방 수습 가능한 경미한 수준이었다. 디자인만 담당하고 시공은 우리 소관이 아니었는데도 내게 항의를 해 더욱 황당했다.”


ohSeven
“유서 깊고 대중적인 브랜드의 서브 브랜드 패키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다. 50년도 더 전에 만든 브랜드 로고를 보고 요즘 인쇄 사양에 맞게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긴 했지만, 클라이언트가 로고도 손봐달라고 해서 당황한 적이 있었다. 길지도 않은 프로젝트 일정을 쪼개서, 그것도 애초에 과업으로 지정한 것도 아닌 일을 덤으로 맡아달라니···. 하지만 지난 8년간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상한 피드백을 받는 게 일상다반사였던지라 이제는 황당하지도 않은 것이 많아졌다.”




YNL
“대칭적인 형태의 레퍼런스를 전달하면서 비대칭적인 스타일의 디자인을 요청한 피드백이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 그래서 클라이언트가 의도한 비대칭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여러 가지 시안 작업을 통해 소통하면서 브랜드 가치에 맞게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 또 브랜드 네임이 결정된 후 그에 맞게 BI 디자인을 전부 완성했는데, 갑자기 브랜드 네임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달라는 피드백도 있었다.”




NAMED
“모 기업의 리브랜딩 과정에서 로고를 새롭게 디자인하려는데, 담당자가 특정 부분을 가리키며 ‘회장님이 티슈에 직접 그려서 반영한 부분이기 때문에 바꾸면 안 된다’는 피드백을 한 적이 있었다. 심미적 기준이나 객관적 근거에 따른 의견이 아니라 회장이 그렸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이 어이없어서 오래 기억에 남았다. 물론 직원 입장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타당한 이유를 제시했다면 충분히 납득했을 것이다.”


MAUM STUDIO
“어린이를 위한 공간을 조성하고 싶다고 찾아온 클라이언트가 있었다.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거의 다 알고 있었고, 일부 공간은 직접 가보기도 했다고 들었다. 그의 열정과 진심이 고마워 짧은 기간 안에 콘셉트와 키 비주얼, 목업을 만들어 보여줬고 비용을 낮춰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였는데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당시 내게 진행비를 깎을 요량으로 무릎을 꿇고 ‘아버님(회장님)이 안 된다고 해서 진행이 어렵게 되었다’고 사과했다. 그가 그동안 너무나도 쉽게, 자주 무릎을 꿇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속이 답답해졌다.”




STUDIO PESI
“제품 디자인 프로젝트를 위한 킥오프 미팅 당시 시장조사 내용을 클라이언트에게 공유했더니 ‘그림이라도 그려 왔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불평 가득 찬 피드백이 돌아왔다. 이에 방향성도 논의된 바 없고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했더니 ‘그걸 이야기해줘야 아냐’고 답하더라. 디자이너가 마음을 읽는 초능력자가 아닌데도 말이다. 당연히 그 프로젝트의 마무리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또 다른 프로젝트의 첫 미팅에서는 ‘디자인 좀 하냐’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실질적인 피드백은 아니었지만 디자이너에 대한 존중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발언에 말문이 막혔던 기억이 있다. 이 프로젝트 역시 그다지 좋게 끝나지 못했다.”




BOUD
“모 중견 기업의 BI와 비주얼 시스템의 시안을 세 가지로 준비해 제시한 적이 있었다. 셋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자리에서 한 가지를 더 골라서 나중에 써도 되겠냐는 말을 들어 혼란스러웠다. 다행히 클라이언트를 설득해 한 가지로 확정하긴 했다. 이처럼 제품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확정된 시안 외에 향후 다른 라인업으로 쓸 생각으로 다른 시안의 권리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디자인 스튜디오가 어떤 태도로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hou.
“디자인 프로세스 초기부터 비용을 물어보는 클라이언트가 생각보다 많다. 예를 들면 스케치 단계에서 특정 디자인 스타일로 결정하면 총비용이 얼마가 드는지, 중간 단계의 디자인에서 한 부분을 빼면 얼마나 절약되는지 등. 그럴 때마다 경험을 통해 터득한 바에 따라 대략의 평균 비용을 산정해 설명하곤 한다. 디자인 스튜디오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제시하는 무리한 질문과 이해할 수 없는 피드백 탓에 디자인이 산으로 가는 경우가 생기면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사업을 처음 시작하거나 제품 양산 경험이 부족한 클라이언트와 일할 때는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면서 작업을 진행한다.”




LTH
“어떤 프로젝트는 디자인의 방향성이 정해진 뒤에도 클라이언트가 카톡으로 이미지를 여러 차례 보내는 경우가 있다. 물론 좋은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이 나쁜 의도에서 비롯되었을 리는 없다. 하지만 일관성 없는 다양한 톤의 이미지를 매일 수차례 보낸다면 디자이너로서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진다. 이미지에 유혹당하기도 하고 폭력적인 이미지에 마음을 다치기도 한다. 이처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이미지의 범람과 폭력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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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정리 박종우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3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