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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디자인 뮤지엄, 여기> 펴낸 이현경



“디자인 뮤지엄은 우리 삶과 디자인의 밀접한 관계를 경험하는 곳이다.”

디자인 뮤지엄은 디자인의 역사를 기록하고 후세에 전달하는 학술적인 목적을 가진 공간인 동시에 덴마크 디자인 뮤지엄 큐레이터인 크리스티안 올레센(Christian Holmsted Olesen)의 말처럼 대중의 디자인 감각을 키워 올바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용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품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어떤 것이 좋은 디자인인지 골라내는 감각이 중요해졌다. 그러다 보니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커져 해외에서는 기존의 디자인 뮤지엄을 확장하거나 새로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또한 일반인을 많이 유입시키기 위해 편하게 와서 디자인을 보고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얼마 전 나온 <디자인 뮤지엄, 여기> (안그라픽스)는 이러한 세계의 디자인 뮤지엄을 소개하고 그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책이다. 빅토리아 & 앨버트 뮤지엄,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MoMA 등 이현경 유니스트(UNIST) 교수가 20여 년간 직접 방문한 세계 곳곳의 특성 있는 디자인 뮤지엄을 담았다. 디자이너로서 미술관학을 전공한 그녀는 디자인 뮤지엄에 대한 애착으로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책 속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디뮤지엄 등 국내의 디자인 뮤지엄도 소개되어 있지만 체계적인 해외의 디자인 뮤지엄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도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이나 대림미술관 등 대중에게 인기 있는 뮤지엄이 생겨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전문 디자인 뮤지엄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그 이유로 소장품을 모으려는 움직임이 적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전문 디자인 뮤지엄이라면 기본적으로 시대와 국가를 대표하는 디자인 소장품을 수집·보존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라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하는 그에게 어느 시대의 디자인부터 수집해야 하느냐고 물어 보았다. “디자인의 개념을 넓혀서 생각해야 한다. 영국처럼 공예도 디자인의 한 부분으로 여겨 개화기 이전의 공예 작품부터 모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우리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많아질 것이다”라고 이현경 교수는 답했다. 그리고 상설 전시와 함께 해외의 디자인을 볼 수 있는 기획 전시를 구성하여 국내외 우수 디자인을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2018년 개관을 목표로 세종시에 국립디자인뮤지엄 건립을 계획 중이다. 첫 국립 디자인 뮤지엄인 만큼 기대도 크다.

“국립 뮤지엄 중에서도 우리 디자인을 전시한 곳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오브젝트를 나열한 일차원적인 전시여서 어떠한 감흥도 주지 않는다”며 현재 국립 뮤지엄의 한계점을 꼬집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디자인의 변화를 역사와 사회적 흐름에서 해석한 계층적인 전시 구성이 뒷받침되야 한다는 것이다. 이현경 교수의 바람처럼 앞으로 생길 국립 디자인 뮤지엄이 모두가 편하게 와서 우리 삶에서 디자인이 왜 중요한지를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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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허영은, 객원 기자, 사진 김정한(예 스튜디오)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6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