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다은, 여혜진, 서새롬. 팩토리 콜렉티브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팩토리2라는 공간을 통해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 선보이는 운영 주체다. 평등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작업하는 것을 선호하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해 예술,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는 방식을 지향한다. factory483.org
팩토리 콜렉티브에게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이 서로 잘 만나는 공간. 공간을 매개로 활동하다 보니 이것이 우리가 잘하고 싶은 디자인이다.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팩토리 콜렉티브가 선보이는 팩토리 에디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이 일해보고 싶은 디자이너가 있다면?
한 명을 꼽기는 힘들고, 즐겁게 작업하는 여성 디자이너들과 일할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
최근 들어 당신을 가장 거슬리게 하는 것은?
팩토리2의 2층 냉난방기가 고장 나서 춥게 지내다가 며칠 전에 새것으로 교체했다. 당분간 불편한 일은 없을 거라 믿고 싶다.
2019년 당신이 주목하는 것은?
창작자들이 시도하고 발견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일련의 창작 과정에 관심이 있다. 그것이 팩토리2의 공간 안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혹은 프로젝트로 잘 실현되기를 바란다.
비영리 전시 공간으로 한국 예술·디자인계에서 반향을 일으키던 갤러리 팩토리가 2018년 ‘팩토리2’라고 이름을 바꾸며 변화를 꾀했다. 홍보라 큐레이터를 중심으로 지난 15년간 운영해온 공간은 팩토리 콜렉티브라는 그룹이 이어받았고, 새로운 인물들의 새 힘으로 가동한 지 올해로 2년째다. “2017년 갤러리 팩토리에서 진행한 전시들은 그동안 해온 것들을 잘 마무리하고 팩토리2로 넘어가는 과정이었어요. 지난 시간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돌아보는 해였다고 할 수 있죠. 홍보라 큐레이터는 잠깐 쉬면서 이 공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팩토리는 여러 사람이 오가며 관계를 맺고 협력과 협업으로 여러 일을 계속 공장처럼 만들어낸 곳이었다. 그러니 앞으로 잘 해보라’는 말을 저희에게 남겨주셨죠.” 갤러리 팩토리의 스태프로 오랫동안 일했던 서새롬이 갤러리 팩토리의 마지막 전시인 <띵즈 오브 팩토리Things of Factory>가 열리던 당시를 회고하며 이야기했다. 로와정이 기획한 이 전시는 갤러리 팩토리 15주년을 회고하는 기념 전시로, 팩토리2의 출범을 발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팩토리 콜렉티브 멤버로 참여한 요리사 안아라, <건축 신문> 편집자 출신의 이경희, 그래픽 디자이너 여혜진, 서새롬은 갤러리 팩토리를 통해 가까워진 사이였다. 홍보라 큐레이터가 이 공간을 발판 삼아 많은 성과를 이룬 것처럼 더 많은 젊은 여성 기획자들이 팩토리2를 각자의 플랫폼으로 삼고 경험을 공유하고자 했다. 전시를 열 때도 대단한 것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보다는 팩토리2라는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전시라는 구성 안에서 관객들에게 생각해볼 만한 화두를 제안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어떤 주제는 더 확장해서 따로 기획단을 꾸리기도 하고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을 초대하기도 했어요. 자체적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보다는 적합한 사람이 있으면 같이 일하려고 했죠.” 여혜진이 설명했다. 팩토리2에서 2018년 10월에 연 전시 <운동-부족>의 경우도 그랬다. 협력 기획자와 여러 참가자가 함께 전시를 꾸리고 운동복을 제작하는 실크스크린 워크숍, 스케이트보드 강습, 토크를 열었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모여 팩토리2를 운영하는 만큼 전시 내용과 프로그램은 다채로워졌고 찾아오는 이들도 한층 다양해졌다. 이들은 스터디를 하는 와중에 텍스트와 이미지가 생겨나면 책으로 엮고, 전시와 연계해 만들 수 있는 상품이 있으면 팩토리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내놓았다. 서새롬은 “자연스러웠다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전시를 열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팩토리 콜렉티브가 공교롭게 여성 기획자들로 구성되었다는 점까지도요”라고 이야기했다. 팩토리 콜렉티브는 2019년부터 새롭게 구성된 멤버가 꾸려나간다. 첫 멤버였던 여혜진과 독립 기획자로 활동하는 김다은, 김그린 세 사람이 운영할 예정. 기존 멤버들은 각자의 사정에 맞게, 프로그램에 따라 수시로 참여하게 된다. 김다은은 “후배 기획자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던 홍보라 큐레이터의 결정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젊은 여성 기획자들이 모여서 상생하고 연대한다는 것도 좋았고요. 자유롭고 유연한 분위기에서 새로운 일을 도모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라며 팩토리 콜렉티브 멤버가 된 소감을 전했다. 올해 팩토리 콜렉티브는 생활 전반으로 확장된 범위에서 예술을 바라보고 팝업 식당 등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팩토리2를 통해 선보일 이들의 활동이 주목된다.
팩토리 에디션 한때활자
최문경 디자이너가 만든 비누 ‘한때활자’. <구텐베르크 버블 전>에서 선보였던 비누를 상품으로 구성한 것으로, 팩토리 콜렉티브가 가장 좋아하는 향을 선별해 제작했다.
<구텐베르크 버블>전
팩토리2로 변화한 뒤 처음으로 진행한 전시 <구텐베르크 버블>. 그래픽 디자이너 최문경이 비누로 만든 활자와 리소 프린트로 인쇄한 결과물을 공개했다.
2018년 전시 포스터들
작년 한 해 동안 팩토리2에서 열린 전시 포스터들. 최문경, 테이블유니온, 들토끼들, 강주성, 조예진, 스튜디오 플락플락 등이 작업했다.
<운동-부족>전
팩토리 콜렉티브와 문화기획자 정아람이 기획하고 페미니즘 매거진을 발행하는 보슈, 프로젝트 팀 여가여배(여자가 가르치고 여자가 배운다) 등이 참여했던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운동-충분’으로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호응을 이끌어냈다.
<발 밑의 미래>전
미디어시티서울 2018과 팩토리2에서 동시 진행된 전시. 버섯균과 효모 등을 관찰 및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퍼포먼스를 구성했으며,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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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 +바이라인 : 글 최고은 프리랜스 에디터, 편집 오상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