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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다이아거날 써츠 김사라·강소진


조병수건축연구소에서 함께 일했으며, 2015년 다이아거날 써츠를 개소했다. 부산의 PPP, 설치 전시 <도어: 펼쳐진 시공간> <마지막 장소>, 박효창 프로젝트, 제주도 ‘삼각 지붕 집’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건축물, 파빌리온, 아트워크 등으로 다양한 건축 실험을 시도하는 중이다. diagonal-thoughts.com






(위, 왼쪽부터) 공간 탐색을 주제로 기록한 ‘마지막 장소Last Place’. ⓒ김주영,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풀 빌라 ‘지붕 이은 집Shared Roof House’, 문화역서울 284에서 소개한 파빌리온 ‘도어, 펼쳐진 시공간 Door, Unfolded SpaceTime’. ⓒ김주영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
강소진(이하 강) 조병수건축연구소에서 일하다 만났다. 문제를 접근하는 태도나 풀어가는 방식, 유머 코드도 잘 맞아 친해졌다. 가볍게 ‘이런 일 한번 해볼까?’로 시작했고, 이제 5년 차가 됐다. 먼저 김사라 소장이 개소하면서 기반을 닦았고, 나는 사무소의 첫 프로젝트인 ‘지붕 이은 집’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사무소 이름을 영어 ‘Diagonal Thoughts’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들었다.
김사라(이하 김) 단순하게는 영어 이름이라면 어느 나라에서든 편하게 우리를 부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활동 반경을 한국으로 한정하고 싶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나라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 한편으로는 둘 다 건축이란 학문을 영어로 처음 접하고 배웠다. 그래서 모국어가 아님에도 건축을 사고할 때만큼은 유학 시절에 익힌 태도나 영미권 문화에 익숙한 것 같다. 우리는 프로젝트의 기록을 모두 국문과 영문으로 남겨둔다. 그래서 번역을 디자인만큼이나 많이 하는 것 같다.(웃음) 번역하는 동안 치열하게 문장 구조와 단어를 뜯어보게 되니까 우리 생각을 다시 이해하는 데 좋은 공부가 된다. 이제는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방법이 됐다.

스튜디오 소개 글에서 “인식과 지각의 경험을 전달한다”라는 표현을 했다. 그러고 보니 다이아거날 써츠는 유독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
우리는 일상 속에 분명하게 있지만 너무도 익숙해서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관심이 있다. 그래서 상품화된 재료가 아니라 물질 자체를 탐구하고, 건축물 설계뿐만 아니라 파빌리온을 짓고, 안무가 혹은 영상 작가와 협업해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실험을 한다.

결국 우리가 관심 있고 말하고 싶은 건 공간이다. 공간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다양하기에 우리의 작업 역시 건축물뿐만 아니라 그림, 영상 등으로 다변화될 수 있다. 그렇기에 건축물의 형태, 디자인을 계획하는 일 너머에 왜 이런 공간이 필요한지,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스튜디오 내에서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나?
첫 미팅이 끝나면 각자의 시간을 갖는다.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말로 하면서 문제를 푸는 편이고, 강소진 소장은 묵묵하게 시간을 보낸다. 그다음부터는 둘이 함께 이야기하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두 사람의 생각이 더해질 때도 있고, 둘 중 하나가 될 때도 있고, 섞을 필요도 없이 똑같은 걸 생각할 때도 있다. 생각하는 지점이 신기할 정도로 비슷하다. 조금 과장하면 싱크로율이 60~70%는 되는 것 같다.

서로 의견이 달라도 ‘아닌 건 아니다’라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같으니까 형태가 달라지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왜 아니야?’가 아니라 ‘아닐 수도 있겠다’를 가정하고 대화를 시작한다.


부산시의 한 공단에 위치한 레스토랑 PPP의 중심부 모습. 1층에는 주방과 다이닝 공간 일부를 배치했다. 대지의 특성상 주변의 번잡한 풍경 대신 내부 지향적인 구조를 선택했다. ⓒ김주영


2개의 매스 사이, 라운드 형태의 공간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도록 고려해 가구와 집기를 배치했다. 가구도 모두 다이아거날 써츠가 디자인했다. ⓒ김주영


용인 수지구에 위치한 동천동 주택단지 설계에서는 경사지를 따라 34채의 주택을 나란히 두었다. 30~40대를 타깃층으로 설정하고 주호 배치부터 설계까지 모두 계획했다. ⓒ박수환


동천동 주택단지는 박공지붕으로 상층부의 공간감을 적극 확장했다. 총 4개의 평면 타입이 있는데 그에 따라 지붕 디자인도 각기 다르다. ⓒ박수환


문화역서울 284의 <프로젝트 284: 시간여행자의 시계> 전시에서 소개한 설치 작품이다. 정문 앞 서울역 광장에서 관객을 맞이하는 역할을 했다. ⓒ김주영


반사율이 높은 재질로 마감해 서울역 주변의 도시 풍경을 담아냈다. ⓒ김주영
건축, 설치, 영상 등 늘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데 두려움은 없나?
흔히 말하는 ‘성공’ 또는 ‘잘했다’란 기준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기에 새로운 도전에 기꺼이 나선다. 그러면서 발생하는 일이 버겁지 않고 흥미롭다. 요즘에는 난관이 생기면 ‘이 프로젝트 잘되려나 보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난관은 곧 다르게 생각하는 출발점이다. 괴로워하면서 즐기고 있다.(웃음)

벽돌부터 얼음까지 사용하는 재료의 폭이 넓다. 작업에서 재료는 어떤 역할을 하나?
재료는 우리의 생각을 공간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매개체다. 근본적인 물질의 물성을 보려고 노력하고, 그래서 평소 ‘재료’라고 하지 않고 ‘물질’이라고 표현한다. ‘재료’라고 말하는 순간 이미 어떤 회사에서 만들어놓은 제품 카달로그로 범위가 정해지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제품이 되기 전의 물성을 놓고 고민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남이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살면 무슨 재미가 있니? 진짜 내 것을 고민하자.” 이는 강소진 소장과 잘 맞는 부분이기도 하다. 둘 다 ‘당연함’에 문제 제기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물질에 대해 많이 배운다. 최근 프로젝트에서는 얼음을 사용했다. 나도 그랬고 대부분 막연하게 얼음이 투명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투명함은 찰나의 순간이다. 빛을 받으면 곧 얼음의 입자가 움직이고 희게 변하기 시작하고, 차츰 물로 사라진다. 이렇게 미처 보지 못했던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더욱 다양한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 아직 무엇이 좋고 싫고를 말하기엔 이르기에 활동 반경을 좀 더 넓히고 싶다. 외국에서 강의하고 워크숍을 열고 참여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번쯤은 전 지구적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중과 건축의 접점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효창공원역 앞에 위치한 경의선 숲길 완공을 기념하기 위한 박효창 프로젝트Park Hyochang Project나 숲학교 건축수업 등을 진행하며 느꼈는데 아직도 사람들은 건축을 어렵다고 생각한다. 꼭 그런 건 아니지 않나?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의 폭이 넓어지면 좋겠다. 우리도 더욱 다양한 경로를 만들어 다가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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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윤솔희 프리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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