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 #02 사진 장우철 jangwoochul 정물 연작 ‘406no’의 일환으로 촬영한 사과.
라운드 미드나잇 디자인 이재민, leejaemin.net 자정 즈음 푸른 전구 빛 아래 나른하게 앉아 있는 디자이너 본인과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두 마리를 표현한 포스터. 어디선가 낮은 음악 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작품이다.
333 디자인 폴더 스튜디오Folder Studio, folder.studio LA에서 활동하는 폴더 스튜디오가 LA 리틀 도쿄의 죽어가는 쇼핑센터 ‘야오한 플라자’를 오마주해 디자인한 포스터다.
슬렌더와 플라비Slender and Flabby 디자인 스튜디오 베르기니Studio Bergini, studiobergini.eu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는 심해어인 고블린상어의 머리를 그래픽 요소로 활용해 리소프린트와 접목시켰다.
<잉크빌리지> 전시장 모습.
AP숍 라이브 디자인 아티스트 프루프, artistproof.org 매달 AP숍에서 열리는 AP숍 라이브 3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포스터.
호감을 사려고 말을 많이 할수록 허름해지는 기분이지 디자인 윤예지, seeouterspace.com 요샛말로 ‘제곧내(제목이 곧 내용)’라고 할 만큼 직관적이다.
벽난로 디자인 박철희, sunnystudio.kr 박철희 햇빛스튜디오 실장은 이번 포스터를 바닥에서 15cm 떨어진 곳에 붙이길 요청했다.
<잉크 빌리지: A2 리소 포스터>전
전시 일정 1월 25일~2월 24일
전시 장소·협찬 아카이브 봄, bomm.kr
기획 코우너스(대표 조효준·김대웅), corners.kr
후원 리소코리아(대표 우키타 카츠히코), risokorea.co.kr
참여 작가 강문식, 레귤러 프랙티스, 박철희, 손 니, 아티스트 프루프, 오혜진, 윤예지, 이재민 등 21팀 사운드 빠키, playvakki.com
전시 설치 이영건, 진성욱, 홍석영
리소그래프risograph는 일본리소과학공업주식회사가 독자 개발한 실크스크린 방식의 디지털 공판 인쇄기다. 잉크가 미세한 구멍 사이로 통과하면서 종이에 이미지를 입히는 스텐실 인쇄 원리를 디지털 기술로 재현한 것이다. 소이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석유를 원료로 한 일반 잉크보다 밝고 선명한 컬러가 구현된다. 또 다양한 색상을 여러 번 겹쳐 찍는 오버프린트가 가능해 흥미로운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다. 물론 스텐실 인쇄 원리를 차용하는 만큼 매번 프린트할 때마다 품질에 조금씩 차이가 있고 윤곽선이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불규칙함이 오히려 그래픽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매력 포인트로 작용해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인쇄 형식으로 굳어졌다. 지난 1월 25일부터 2월 24일까지 효창공원 아카이브 봄에서는 이런 리소프린트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리소 인쇄를 전문으로 하는 인쇄소 겸 디자인 스튜디오 코우너스가 기획한 <잉크 빌리지: A2 리소 포스터>전이 바로 그것. 2014년 첫 전시 에디션을 선보인 바 있는 코우너스는 디자이너, 사진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국내외 21팀의 크리에이터와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전시장 두 층을 속속 메운 포스터는 모두 코우너스 프린팅에서 사용하는 A2 리소 인쇄기를 이용해 제작한 것이다. 후원사인 리소코리아가 제시한 미션은 A2 용지에 빨강, 노랑, 파랑, 검정 4색만 이용해서 포스터를 완성하라는 것. 참여 작가들은 이러한 제약을 다양하게 변주하며 포스터를 디자인했다. 선명하고 생생한 색상, 예상치 못한 컬러 조합이 주는 의외의 즐거움, 스텐실 기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깊이감 등 리소 프린트만의 특장점이 두드러졌다. 요즘처럼 기술이 정교하고 정확해진 시대에 리소프린트와 같이 비균질적이고 조금은 불명확한 기술이 각광을 받는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는 어쩌면 크리에이터의 본능이 수학적 정밀함보다는 우연성을 포착하고 기회로 만드는 예술가의 모습에 더 가깝다는 방증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