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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독일 지멘스 디자인부문 아시아 총괄 이사 김동규
1975년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후 미국 디자인 컨설팅 기업 컨티늄(Continuum)에서 디자인 컨설턴트로 다양한 글로벌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로 SK텔레콤 브랜드 전략실에서 근무했다. 이후 스웨덴의 소니 에릭슨(Sony Ericsson)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로 활약하며 다수의 엑스페리아 시리즈를 선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차세대 디자인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www.bsh-group.com



독일 지멘스(Siemens) 디자인 부문 아시아 총괄 이사 김동규와 월간 <디자인>의 단독 인터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월간 <디자인> 2011년 3월호 당시 그는 소니 에릭슨 스웨덴(현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수석 디자이너로 지면에 소개되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8년 디자이너 2명과 함께 ‘스토리텔러’라는 디자인 그룹으로 SDF에 참가했다. 전시 작품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았고 해외 여러 곳에 초대되어 다양한 기업, 디자이너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지금 가전 브랜드 보쉬와 지멘스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 BSH에서 지멘스 디자인 부문 아시아 총괄 이사를 맡고 있다. 2015년 아시아 총괄 디렉터로 선임된 이후 개별 제품 디자인보다는 전체 상품군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또 소비자에게 어떤 디자인 전략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지를 총체적으로 연구한다. “소니 에릭슨은 디자인 부서가 막강한 회사였어요. 재직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시각도 넓혔고, 이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를 고민했죠. 그러다 보니 비즈니스와 디자인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 점이 지멘스가 원하는 리더의 임무이기도 했고요.” 이전에는 맛있는 단품식을 하나하나 정성껏 만들었다면 이제는 여러 반찬이 서로 어우러지도록 하고 더불어 그 식당이 전달하는 음식에 대한 철학이나 이미지를 고민한다는 얘기다. 그는 지금까지의 디자인이 비즈니스 실행의 마지막 단계에서 조형적 측면을 담당하는 역할이었다면 앞으로의 디자인은 비즈니스의 초기 단계부터 정체성과 방향을 설정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에서 일하며 세계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가전제품 시장의 화두 역시 인공지능을 통한 융합과 연결이다. 이를 위해 디자인에서도 데이터베이스 관리는 물론이고 빅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사례 연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소비 형태 또한 가지고 싶은 것에서 하고 싶은 것으로 변하고 있고, 행복의 기준도 경험과 공유에 맞춰지고 있어요. 더 스마트한 제품, 사물 간의 연결을 만드는 게 핵심이 아니에요. 이를 통해 사람에게 어떻게 유용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죠.” 질적, 양적으로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과 브랜드는 오랜 전통을 가진 유럽 유수의 브랜드에게도 분명 위협 요소다. 이에 대한 차별점으로 지멘스는 서비스 디자인 개선에 더욱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에 소유와 경험이라는 주제로 색다른 플래그십 스토어를 제안했으며, 브랜드 향(香)을 비롯해 지멘스를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마케팅이 현재를 고민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이끄는 작업이라면 디자인은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현재를 이끌어내는 역산의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미래를 먼저 고민한 다음 이를 위해 현재 어떤 상품과 서비스가 필요한지를 거꾸로 고민하는 거죠.” 그 방법으로 김동규 이사는 동사 형태의 접근법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디자이너들에게 컵을 디자인하라고 하지 않고 물을 담을 수 있는 무엇을 만들어보라고 하면 결과물이 달라져요. 그런 질문과 접근법이 창의성을 증폭시키죠. 이것이 실제적인 차이에 디자인을 국한시키지 않고 인식의 차이를 디자인하는 방법입니다.”

김동규는 해외에서 일하면서 무엇보다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만난 것이 큰 자산이자 배움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디자이너, 아티스트, 뮤지션들과 함께 작은 이벤트부터 아트 도시 기획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이너 간 네트워크(DKnP)를 통해 다양한 국가별 문화 가치의 공유를 목적으로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순수 국내파로 해외 글로벌 기업의 디자인 리더가 된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그는 ‘불편함과 불리함을 구분하라’고 했다. “익숙지 않은 것에 대한 불편함은 경험이 적어서 시간이 필요하거나 원래 싫어하는 것이에요. 무엇이든 새롭게 익혀야 하는 불편함은 분명 존재하지만 결국 마음가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거든요.” 입장을 바꿔 ‘그들이 왜 한국인 디자이너를 리더로 뽑아야 하나’에 대한 답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소통과 적극성이 중요해요. 디자인을 잘한다고 불편함이 개선되지는 않거든요. 무엇보다 틀리거나 잘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는 게 중요해요.” 더불어 그는 해외 진출에 도전하고 싶다면 지금 실천하면 된다고 말했다. “생각은 있는데 실천하지 않는 건 아직 충분히 원하지 않고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죠. 일단 동기를 불러일으켜줄 멘토를 찾고 내적 동기로 삼을 만한 환경을 만드세요. 그러면 다음 단계로 자연히 이어질 겁니다.”


소니 에릭슨 ×10 미니.


지멘스 홈 ‘가지고 싶은 주방’이라는 콘셉트로 진행한 미래 비전 프로젝트.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공간 속에 사라진다. 빌트인 키친군 스토리지에는 LED 조명을 내장하고 전면에 반투명 글라스를 적용해 조명을 밝히면 내부의 키친웨어가 은은한 실루엣으로 드러난다. 빌트인 제품은 모듈화되어 따로 혹은 함께 구입이 가능하다.


뉴 홈 지멘스 사물인터넷 세탁기. 머신 러닝으로 사용자의 패턴이 학습되면 세제나 섬유제를 알아서 공급하고 사용자에게 세탁 방법을 추천한다. 도어 인 도어 형식으로 가구처럼 디자인하고, 보통 외부에 노출된 복잡한 매뉴얼과 버튼을 없앴다.


르그랑 와이어링 디바이스 콘셉트 디자인 컨티늄 재직 시 프랑스의 디지털 빌딩 인프라 구축 전문 기업인 르그랑(Legrand)과 함께 진행한 와이어링 디바이스 콘셉트 작업. 마치 집사처럼 필요할 때만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게 주요 아이디어다.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시그너처 디자인 통합 구축 소니 휴대용 PSP 스마트폰과 무선 충전기, 엑스페리아 태블릿과 에코 시스템, 사운드 스피커와 스마트 클립까지 엑스페리아 시리즈 전체 디자인을 구축했다.


소니 에릭슨 액티브 한 손으로 쉽게 작동시킬 수 있는 콤팩트 스마트폰. 야외 활동을 위한 사용자 음성 인식 기능을 갖췄다. 메인 스마트폰과 연계되는 에코시스템은 유럽에서만 출시했으며 iF, 레드닷, 소니 베스트 5 디자인 등을 수상했다.


소니 워크맨 엑스페리아 El 엑스페리아 뮤직 익스피리언스 강화를 위해 소니 워크맨과 함께 작업한 엑스페리아 뮤직 스마트폰. 옴니밸런스(omnibalance) 디자인을 적용했다. 상하좌우 모든 방향에서 사용자 경험이 동일하고 클래식 워크맨 버튼이 상단에 있어 원터치 음악 플레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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