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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23 월간<디자인>이 주목하는 디자이너 15팀 - 선우 한번에 펼쳐지는 옷의 미학, 펀투웨어!
패션 브랜드 JW 앤더슨과 런던 디자인 스튜디오 Gur Designs Ltd에서 경력을 쌓았고,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를 졸업했다. 2018년 졸업 패션쇼에서 ‘원터치 텐트 디자인’이라는 키워드로 제작한 의상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선우’를 선보였다. 입체적인 실루엣과 나선형 구조, 선명한 색감은 선우의 상징적인 요소. 선우는 론칭 직후부터 유수의 매거진, 아티스트, 편집숍, 갤러리,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sunwooworld.com



지난해 4~6월, 일민미술관 〈언커머셜Uncommercial〉 전시 기간 동안 벽면을 가득 채운 포스터가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원판이 반복되는 구조적인 실루엣이 두드러지는 의상을 입은 모델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분주하게 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포스터 속 사진이다. 패션 브랜드 선우SUN WOO를 이끄는 장선우 디자이너가 바로 이 포스터 속 의상을 만든 장본인이다.









선우 2022 ‘하이드 인 더 부쉬 Hide In The Bush’ 컬렉션. 비비드한 단색 컬러 위주였던 지난 컬렉션과 달리 그래디언트 도트 패턴과 체커보드 패턴을 새롭게 시도했다.
그는 2019년 9월 선우를 론칭하고 애플 홈팟 미니Homepod Mini 광고 촬영 의상을 작업하며 이름을 알렸다. 선우의 상징적인 ‘원터치 텐트 디자인’은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졸업 패션쇼에서 선보인 컬렉션이 토대가 됐다. 한국, 캐나다, 영국 등 여러 나라를 오가는 생활을 하며 어느 곳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던 감정에서 비롯된 디자인이다. 런던 거리에서 원터치 텐트를 들고 집 없이 도시를 배회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삶을 투영했다고. 동시에 그들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의지를 담아 ‘이동 가능한 일시적인 안전 공간’을 키워드로 컬렉션 디자인에 반영했다. 의상의 가장 원초적인 기능인 ‘보호’에 중점을 둔 것이다.원터치 텐트의 소재뿐만 아니라, 와이어를 이용해 접혔다 펴지면서 평면에서 입체로 변하는 원리를 의상에 접목했다. 의상 도안인 패턴과 원단으로 형태를 만드는 재봉법 역시 기성복의 작업 방식과 달랐기에 거듭 연구해야 했다. 

“착용하는 과정을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의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툭 던지면 반동해서 펼쳐지는 동적인 의상을 디자인했죠. 의상 패키지까지 텐트를 보관하는 가방처럼 만들어 콘셉트에 완결성을 더했고요.”



2022년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언커머셜〉 전시 포스터. 상업 사진의 역사와 스타일을 짚은 전시로, 포스터 디자인은 워크룸이 맡았다. 포스터 이미지 속 의상은 선우.

트라이퀘어Tri-Quare 부츠(왼쪽부터 튀르쿠아즈, 그린, 레몬). 세모와 네모 모양의 앞코에서 착안, ‘트라이앵글triangle’과 ‘스퀘어square’를 합성해 이름 지었다. 브랜드 철학인 ‘재미(fun)’를 신발 앞코 디자인으로 해석하고 싶었다고. LA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선우의 스테디셀러 아이템이다.
선우에서 즐거움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에 ‘선우가 당신의 옷장을 춤추게 만들 거예요!(SUN WOO will make your wardrobe DANCE)!’라는 브랜드 스토리처럼 매 컬렉션마다 사용자가 즐길 수 있는 의류를 완성하고자 스토리텔링에 집중한다. 입을 수 있는 기성복인 ‘레디투웨어ready-to-wear’가 아니라 디자이너의 철학이 담긴 ‘펀투웨어fun-to-wear’ 컬렉션을 표방한다고 보면 된다.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옷과 아트 웨어를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TPO를 지나치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있다”라고 디자이너는 강조한다.



미국 팝스타 도자 캣Doja Cat의 스타일리스트에게 의뢰받아 이틀 만에 제작한 드레스가 〈빌보드〉 매거진의 공식 커버를 장식했다. 표지 사진은 전신이 아닌 경우가 많은데 의상 전체 실루엣이 드러난 사진이 채택돼 의미가 깊었다고.

트라이퀘어 미들힐.

오는 1월 말 선보일 예정인 선우의 뉴 컬렉션 ‘더 월드 오브 선우’.
원색에 가까운 다채로운 색상도 컬렉션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단색 의상 중심이던 초창기 컬렉션에서 확장해 그래디언트 도트나 체커보드 패턴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의상을 넘어 선우 의상의 축소판인 ‘디스크 글러브Discs Gloves’를 비롯해 ‘트라이퀘어Tri-Quare 부츠’, 네오프렌 소재의 ‘오 백O Bag’을 발표하며 다양한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디자인하고 싶지 않다는 장선우 디자이너는 오는 1월 말에 선보일 신규 컬렉션 ‘더 월드 오브 선우The World of SUN WO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우의 상징적인 원터치 텐트 디자인, 꽃과 식물을 더한 글러브와 브로치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착용하기 단순해서 웨어러블하고 입는 행위 자체가 즐거움이 되는 옷. 패션의 근본적인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선우를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2년 복합 문화 공간 더그라운드에서 진행한 개인전 〈FUN-TO-WEAR〉에서는 관람객이 선우 시그너처 의상에 방명록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이너가 관객과 즐겁게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였다.

선우 컬렉션의 시그너처인 와이어를 적용한 원형 가방 ‘오 백’. 입체적인 선우의 의상 디자인을 평면적으로 풀어냈다. 네오프렌 소재에 콘실 지퍼로 여밈 마무리를 한 것이 특징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 세 가지
1. 바게트와 휘핑크림을 함께 먹는 것처럼 익숙한 맛에 익숙한 맛을 더해 새로운 맛을 내는 것.
2. 꾸밈없는, 본연의, 절제된(군더더기 없는).
3. 형태, 균형, 이야기.

지난해 날 설레게 한 디자인
지난해가 아니라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2023년 1월 말 공개를 앞둔 새 컬렉션은 꽃과 식물로 디테일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꼭 만나고 싶은 클라이언트
코스메틱 브랜드.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의상과 향을 조화롭게 구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FUN-TO-WEAR〉전. 관객이 선우의 의상을 직접 입으면서 체험해보는 자리였다.
자신과 직결되어 있다고 보는 사회적 이슈
인플레이션 현상과 고금리. 선우는 95% 수출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과 유통을 생각할 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디자이너를 건강하게 만드는 습관
오늘 할 일을 미루지 않는 것.

지난해 소비 중 가장 만족하는 것
포스터물감.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기를 좋아하는데 업무가 아닌 취미로 몇 년 만에 물감으로 그리니 감회가 새로웠다.

새해 계획
우아하게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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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세음 객원 기자 담당 서민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3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