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3.0 호텔 라운지 & 공간 트렌드.
호텔·리조트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신을 형성하고 있다. 공간의 소비가 단순한 숙박을 넘어 경험과 향유로 확장되었으며 고객의 경험 방식이 개인화되고 고도화된 만큼 콘텐츠도 풍성해졌기 때문이다. 또 호텔 개발부터 건축과 시공, 운영을 위한 각종 자재와 비품, 서비스 및 솔루션에 끊임없이 신기술이 도입되고 있는데 이는 숙박 산업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시켰다. 그렇다면 2023년 호텔과 스테이 산업의 전망은 어떠하며, 고객들이 경험하게 될 숙박 공간은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 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호텔페어는 기획관을 통해 이러한 화두를 가시화하고 명확한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제네스는 브랜드만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파일럿 기획 프로젝트 ‘메종 드 제네스’를 일부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제네스는 부동산 컨설팅부터 브랜딩과 디자인, 운영, 마케팅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하이엔드 토털 솔루션 브랜드다. ‘삶의 원점부터 디자인한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라이프 퀄리티 크리에이터’를 자처하는 기업에 걸맞게 ‘메종 드 제네스’는 공간 자체를 마스터피스화했다. 숙박 콘텐츠 전문 개발 기업인 UHC와 함께 기획설계부터 콘텐츠 큐레이션 및 운영까지 최고의 상품 가치를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구현하는 프로세스를 선보인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이자 동명의 브랜드인 티모시 울튼의 가구, 37년 전통의 영국 오디오 브랜드 루악오디오의 스피커, 하이엔드 기능성 무기질 도료 브랜드 피움의 스톤 터치, 식음료 문화를 통해 특별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카페 에이투비의 커피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메종 드 제네스’가 협력 기관들과 콘텐츠를 엄선한 체험형 기획 공간으로 앞으로의 숙박 공간에 대한 고찰을 보여주었다면 ‘웹 3.0 호텔 라운지 & 공간 트렌드’는 최신 기술에 NFT 아트와 프리미엄 인테리어 소재를 접목한 라운지 공간으로 업계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전략을 실험했다. 캐스터(KASTR), 한솔홈데코, 한국가구, 세라핌컴퍼니 4개의 브랜드가 연합해 구성한 이 공간의 콘셉트는 온·오프라인의 융복합과 재편성, ‘온프라인Onffline’이었다.
메종 드 제네스.
캐스터는 관리자가 없는 탈중앙화 방식에 의해 실시간 디스플레이할 수 있는 획기적인 NFT 솔루션으로 효과적인 고객 경험을 보여주었고, 한솔홈데코와 한국가구는 안전, 친환경성이 더욱 강화된 새로운 공법과 소재,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최상위 호텔 라운지 경험을 재현했다. 세라핌컴퍼니는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아트 & 공간 비즈니스 기획사로, 이번 ‘웹 3.0 호텔 라운지 & 공간 트렌드’ 기획관을 연출했다. 이들은 K-아트의 글로벌화를 위해 역량 있는 아티스트를 확보하고 미술과 공간을 접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데, 실제로 이번 기획관 내에서도 웹 3.0 기반의 최신 기술에 적용한 NFT K-아트를 다양하게 디스플레이해 살아 움직이는 예술을 보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메쎄이상이 주최하는 호텔페어의 가장 큰 강점은 호텔, 레저와 관련한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한자리에 아우른다는 것. 2023 호텔페어는 이러한 최신 기술을 비일상 공간은 물론 일상적인 삶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떠한 연출로 공간의 품격과 개성을 살릴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접근해 더욱 매력적이었다. 새로운 경험과 변화에 대비하는 호텔페어의 다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hotelfair.co.kr
Design Summit 2023
Insight Hotel
2023 호텔페어 콘퍼런스 ‘디자인 써밋’의 주제는 ‘넥스트 노멀Next Normal’이었다. 기존 서비스 접점에서 벗어나 비대면, 친환경, 디지털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호텔 산업의 미래 과제는 무엇일까? 공간 트렌드에 가장 밀접한 전문가들에게 그 해답을 들어보았다.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소장
이성범, 고영성
“건축 계획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리적인 틀 너머의 풍경이다. 주변 경관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를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독특한 형태가 도출된다. 모든 사업에는 정해진 자본이 있기에 사업주를 설득하는 일도 녹록지 않고 한정된 예산 내에서 디테일이 가득한 복잡한 구조를 합리적으로 시공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숙박업계는 스테이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인테리어에 치중한 스테이는 과포화 상태이기에 이제는 굉장히 좋은 공간이 아니면 풀 부킹이 어렵다. 사람들의 뇌리에 박힐 수밖에 없는 건축물, 기존 스테이와 다른 조형성과 공간감에 대해 늘 고민하는 편이고 이것이 우리의 차별화 전략이다. 조형에만 치중하면 사장된 공간이 생기지 않겠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건축은 단순한 기계공학이 아니다. 건축가는 데드 스페이스에도 의미와 감성을 담으며, 이러한 것까지 아울러 공간의 짜임새라고 말한다.”
헤버굿나잇 대표
정재형
“호텔을 짓고자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토지, 자본, 시설 투자비, 인건비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숙박업의 본질은 결국 공간을 통해 타인에게 행복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본질을 파악할 때 비로소 브랜딩이 명확해지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헤버굿나잇이 현재 주력하는 프로젝트는 아우토프다. 모듈러 호텔이자 모듈러 하우스인 아우토프를 기획한 이유는 두 가지다. 나이를 먹을수록 일상은 점점 더 단조로워진다. 삶은 지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 5성급 호텔을 가면 구경하기 바쁘다. 집에 가서 다시 쉬어야 한다. 그렇다면 놀이보다는 온전한 쉼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우토프는 지친 일상에서 고객을 해방시켜줄 은신처를 제공한다. 반면 B2B 관점에서는 토지를 갖고 있지만 어떤 호텔을 지을지 모르겠다는 이들이 아우토프를 활용할 수 있다. 주거 공간으로도, 숙박 공간으로도 손색없는 훌륭한 모델이 될 것이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관광레저그룹 그룹장
김우영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럭셔리 호텔 설계를 줄곧 맡는다. 그런데 건축으로 표현할 수 있는 럭셔리 호텔의 공간감은 무엇일까? 럭셔리한 인테리어의 바탕을 만들어야 하는 건축가에겐 이것이 늘 고민거리다. 호텔 상품은 체험으로서의 럭셔리를 표방하지만 사실 호캉스 같은 건 한국에만 있는 말이다. 우리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와 존 포트만이 설계한 호텔 곳곳에서 이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공간 환경은 진화하기에 트렌드를 제시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브랜드 자체가 랜드마크일 때 프리미엄 이상의 가격 결정권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많은 브랜드가 하이엔드급으로 포지셔닝하지만 헤리티지가 없다면 럭셔리를 표현할 수 없으며, 럭셔리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 2023 호텔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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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숙박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ESG 경영’, ‘융복합 라이프스타일’, ‘디지털 전환’이다. 업계 종사자라면 반드시 가야 할 전시회 2023 호텔페어에서 이러한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Share +바이라인 : 글 정인호 기자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3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