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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포켓몬 사냥이 시작되면 디자이너는 바빠진다 포켓몬 고 디자인 해킹

지난 7월 6일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 Pok monGO가 미국, 호주, 뉴질랜드의 아이폰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 올라왔다. 소리 소문 없이 모바일에 침투한 이 게임은 단 이틀 만에 미국 내 안드로이드 휴대폰의 5%에 깔렸다. 잇따른 국가별 론칭에 전 세계적 열풍이 시작됐다. 플레이어들은 나무에 오르거나 농구장을 뛰어다녔고, 야밤에 골목길에서 같은 목표물을 향해 뛰어나온 이웃과 마주치기도 했다. 늪에 빠져들거나 개인 사유지에 난입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모두가 지루한 일상에 불쑥 등장한 포켓몬 괴물을 잡는 증강현실을 즐겼다. 이는 모바일의 상용화와 기술의 진보 그리고 포켓몬이라는 시공을 초월한 완성도 높은 브랜드가 완벽하게 조합된 결과다. 아이폰이 IT 기기 액세서리 시장을 키워냈듯 포켓몬 고도 공개 한 달 만에 관련 액세서리 시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재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포켓몬 고 디자인 해킹 사례를 소개한다.

게임은 계속되어야 한다, 포켓볼 휴대폰 보조 배터리


포켓몬 고 앱을 시행하면 배터리 소모가 심하다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보조 배터리.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피카츄가 있고 나의 조준 실력도 향상되었지만 배터리가 닳아 꺼져버린다면? 포켓몬 고의 어마어마한 배터리 소모량은 플레이어들의 공통 불만 사항이다. 게임의 흥을 깨지 않을 이런 디자인은 어떤가? 다양한 방식으로 포켓볼 모양의 휴대폰 충전기를 만드는 방법은 유튜브 팬들 사이에서 이미 인기를 끌었지만, 실제로 디자이너가 상품화한 것으로는 올 가을 출시를 앞둔 이 ‘포켓볼 차저(Pok ball Charger)’ 가 유일해 보인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람잔봉(RamzanVong)이 개발한 제품이다. 충전기는 4개의 간략한 부품을 대량 생산에 용이한 몰드로 제작했으며, 스마트폰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USB단자를 장착했다. 그들은 “처음 소량 제작한 제품을 우리 홈페이지에 시범적으로 올렸는데, 게재한 지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문의함이 꽉 찰 정도로 메시지가 쏟아졌다. 게임 팬부터 제조업자 등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열렬한 반응에 제품 출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라며, “모바일 게임이건 정치적 사안이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모든 것이 곧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야외 활동을 즐기며 배터리 걱정 없이 친구와 더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멋진 액세서리로도 활용 가능한 이 배터리는 우리가 지향하는 디자인의 간결한 예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올가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1740mAh 용량으로, 약 15 파운드(3만 2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www. ramzanvong.gq

포켓몬 있는 곳까지 데려다주는 스니커즈, 빅솔레 매트릭스


운동화에 LED 스크린을 탑재한 스니커즈로, 모바일 앱과 연동해 가까운 거리에 있는 포켓몬이 신발에 나타난다. 
포켓몬 고 게임을 하다 보면 저절로 활동량이 늘어나 운동이 된다. 포켓몬 고에 특화된 신발이라면 움직이기 편한 착화감만으로는 모자랄 테다. 그렇다면 오는 9월 킥스타터 캠페인 등록을 앞두고 있는 이 스니커즈에 주목해보자. 신발 양옆 면에 LED 스크린을 탑재해 주변에 탐지되는 포켓몬 캐릭터의 이미지가 운동화에 표시되는 이 스니커즈의 이름은 빅솔레 매트릭스(Vixole Matrix). 뉴욕에 기반을 둔 웨어러블 전문 스타트업 빅솔레가 개발한 제품이다. 신발에는 모션과 소리에 반응하는 9개의 센서와 진동을 발생시키는 햅틱 기술이 내장되어 있다. 포켓몬 고뿐 아니라 어떤 모바일 앱과도 연동돼 애니메이션, 모션 그래픽 등으로 운동화에 그려지는 디지털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 포켓몬 고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인기 컴퓨터 게임 GTA(Grand Theft Auto)와 댄싱 게임, 레이싱 게임 등 VR과 AR 게임은 물론 구글 맵스와도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모바일 구글 맵스에서 목적지를 검색하고 길 찾기를 시작하면 오른쪽 방향은 오른발, 왼쪽 방향은 왼발에 특정 진동이 가해지며 길을 알려주는 식이다. 웨어러블의 애초 존재 이유인 피트니스 관리 기능도 갖췄다. 칼로리와 이동 거리, 몸무게를 측정할 수 있고, 미리 그날의 운동 계획을 설정해놓으면 어서 움직이라고 조르는 운동화로 변한다. 빅솔레는 “애초에 러닝 앱과 연동할 목적 으로 개발했으나 포켓몬 고의 열풍을 보면서 게임을 보조하는 영역까지 활용 범위를 확장해보기로 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포켓몬 고와 같은 웰메이드 콘텐츠는 마케팅적 요소를 넘어 신기술이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날 수 있도록 부추기는 촉매제 역할도 한다. 킥스타터 캠페인에서 빅솔레 매트릭스는 검은색, 흰색, 베이지색 세 가지 컬러로 된 가죽 스니커즈를 예약 주문자에 한해 200달러 정도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www.vixole.com

포켓볼이 절대 비껴 나가지 않도록, 포켓몬 조준 케이스

3D 프린터로 출력한 포켓볼 조준 케이스. 
중독성 강한 게임은 디자이너로 하여금 잠재된 메이커 기질을 부추기기도 한다. 포켓몬 고의 열혈 팬인 조너선 클리버(Jonathon Cleaver)는 게임을 하다가 손이 미끄러져 포켓몬을 놓칠 때 마다 온 힘이 빠졌다. 같은 불편을 호소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며 손가락 조작법을 가이드하는 일종의 보조 케이스를 씌우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그는 곧장 제품 설계 소프트웨어 ‘크레오 파라메트릭(Creo Parametric)’으로 모델링 한 뒤 3D 프린터 ‘업!미니(UP! Mini)’로 시제품을 만들었다. 실제로 조준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를 온라인 메이커 플랫폼 마이미니팩토리(MyMiniFactory)에 올린 것을 계기로 입소문이 났다. 현재 호주 캔버라 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 대학원 과정에 있는 조너선 클리버는 “디자이너로서 내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유저들이 어떻게 제품,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지를 상상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정말 세심한 디테일까지 신경 써서 다른 제품과 다른 에지(edge)를 만드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디자인이다”라며 “포켓몬 고는 사람들이 어떻게 게임을 즐길지 방식을 설정하고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엄청난 연구를 한 게임”이라고 평한다. 그는 개인이 제작한 수공예 제품을 올리는 온라인 마켓 잇시(Etsy)에서 아이폰5부터 6S 플러스 시리즈까지 총 6개 모델의 3D 프린트용 설계 도안을 10호주달러(약 8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www.etsy.com/au/ listing/467820145/pokemon-go-pokeball-aimer-iphone-design

물 위의 몬스터도 잡는 드론, 포켓드론

트랜드랩스의 포켓드론. 와이파이 통신망을 통해 포켓몬 고 앱과 연동시켜 사람이 도달하기 어려운 곳의 몬스터를 대신 잡는다.
포켓몬을 잡아주는 드론도 있다. 드론, 헤드폰, 블루투스 스피커, 충전 케이블을 직접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네덜란드의 테크 제품 브랜드 트랜드랩스(TRNDlabs) 또한 포케드론(Pok drone)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트랜드랩스는 포켓몬고 게임의 심상치 않은 약진을 일찌감치 감지하고 자사의 드론 기술을 적용해 미니어처 드론을 개발했다. 만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은 앙증맞은 드론이지만 기능만큼은 여느 제품 못지 않다. 물 위나 건물 옥상, 나무 꼭대기 등 게임 유저가 걸어서 도달하기 위험한 곳에 드론을 날려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 와이파이 통신망을 통해 포켓몬 고 앱과 연동 모드로 변환한 뒤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와 GPS를 활용해 목표물을 조준한다. 물론 게임 유저는 계속해서 모바일 화면에서 게임 인터페이스를 보며 조종할 수 있다. 트랜드랩스 아트 & 디자인 디렉터 알베르 반 데 마트(Albert Van De Maat)는 “포켓몬 고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과거에 성공한 만화 캐릭터와 매우 중독성 강한 게임이라는 즐기는 요소를 만난 것이 성공의 핵심일 것”이라고 말한다. 포케드론은 아직 닌텐도와 공식 협약은 하지 않았지만 시제품을 올린 페이지 뷰 수가 수백만을 넘으면서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www.trndla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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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6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