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모어소프트는 2016년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이미지와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템플릿을 제작해주는 플랫폼인 ‘망고보드’의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어도비 프로그램이 익숙한 디자이너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지 모르지만, 이미 서점가에선 망고보드 활용법을 알려주는 책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마케터, 콘텐츠 기획자, 스타트업 개발자들에게 인기 있다. 지난해 가을 망고보드는 사진 속 사물이나 글자를 제거하는 ‘AI 개체 지우개’, 배경을 제거하는 ‘AI 배경 제거’, 사진의 화질을 높이는 ‘AI 화질 개선’ 등의 기능을 추가해 화제를 모았고, 올해는 KT와 손잡고 ‘AI 보이스’를 탑재해 동영상 제작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인팀 최윤선 과장과 기획팀 김나영 대리를 통해 망고보드의 AI 서비스를 좀 더 자세히 살펴봤다. mangoboard.net
망고보드
김나영, 최윤선
망고보드의 주요 타깃이 궁금하다.
광범위한 주제로 템플릿을 제공하기에 사용자 범위 또한 넓어 주요 타깃을 한정하긴 어렵다. 타기팅을 명확히 하기보다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용자들이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디자인도 각양각색이기에 시즌별, 이슈별 템플릿과 디자인 요소를 다양하게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지난 4월 적용한 KT AI 보이스 스튜디오가 화제다.
동영상을 제작할 때 내레이션을 편리하게 삽입하고 싶다는 사용자들의 요구 사항에 대응한 결과다. TTS(*) 서비스 초기에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서 제공하는 AI 보이스를 활용했는데 우리말 사운드에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KT의 TTS API(**)를 도입해 다양한 감정을 담은 AI 보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에 특화되어 있지만 다국어 지원도 된다. 영상 제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잘 표현해 사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성합성, Text-to-Speech의 약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과 운영체제의 통신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의미한다.
망고보드 서비스 페이지.
확실히 해외 AI 기업보다 한국인의 보이스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기술을 활용했을 때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
맞다. 얼마 전에는 이미지 생성형 AI 기술을 망고보드에 추가했다. 이때도 한국인의 얼굴을 실사에 가깝게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해외 기업의 AI 툴로 인물 이미지를 생성해보면 동양인보다 서양인에 가깝게 만들어지더라. 이에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한국적인 외모의 남녀 이미지를 AI로 제작해 광고나 각종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물 카테고리를 섬세하게 설계했다. 초상권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활용도가 높다. 웜 톤, 쿨 톤, 파스텔 톤 등 피부 색감을 표현할 수 있게 옵션을 제공하는데 퍼스널 컬러에 대한 관심 덕분인지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인물 카테고리 외에도 디저트, 수채화, 풍경 사진 등 16가지 카테고리에서 6000개 이상의 생성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저작권이나 윤리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적 기준도 있나?
AI 생성에 대한 이용 제한, 회원과 회사의 권리 및 의무를 담은 AI 이용 약관 페이지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대상이 되는 저작물, 또는 특정인과 동일하거나 유사 및 유추가 가능해 권리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경우에는 AI 생성물의 사용이 불가하며 불순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음을 명시한 내용이다. 실제로 이 기준에 위배되는 창작물이 생성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그 외 AI 생성 이미지로 만들어진 템플릿에는 워터마크를 표시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망고보드의 템플릿을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망고보드에서 웹툰 베타 서비스도 제공한다.
망고툰은 정보를 흥미 있고 차별화된 만화 형식으로 전달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단계이지만 방과 후 교육이나 다양한 조직의 홍보, 교육용으로 잘 활용된다. 만화 템플릿 중에는 고령층을 위한 실버 프로그램 홍보 카드 뉴스가 있는데 주민 센터나 자치 단체에서 배포하는 책자에 텍스트로만 적혀 있을 때보다 더 눈에 잘 들어오도록 제작할 수 있어서 좋다는 피드백도 나온다. 밈·짤, 카드 뉴스 외에 전단지나 책 등 규격화된 인쇄 사이즈에 최적화된 만화형과 실제 웹에서 보기 편하도록 스크롤을 길게 내릴 수 있는 웹툰형 템플릿도 있어 목적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기능을 추가할 계획인가?
인쇄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 원스톱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사업과 결합하고 모바일 기기에도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AI 기술을 누구보다 발 빠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만큼 앞으로도 감성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망고툰에서 제공하는 밈·짤 템플릿을 활용해 제작한 카툰.
망고보드 같은 서비스가 많아지면 디자이너의 일자리를 걱정해야 할까?
그런 우려는 플랫폼을 오픈하던 2016년에도 있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디자이너들은 망고보드의 다양한 자원과 템플릿을 활용해 시간을 단축하면서 빠르게 작업하는 방법을 터득하더라. 특히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은 저작권 제약이 없는 리소스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망고보드 요금제에 가입하면 소액으로 일정 기간 동안 무제한 사용 가능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더 편리하게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월간 〈디자인〉 독자들은 대부분 디자이너다. 이들에게 망고보드 사용 팁을 알려준다면?
중요한 프로젝트 외에 사내 안내 사항이나 회사 관련 작업물을 빠르게 처리해야 할 때 망고보드 템플릿을 활용하면 좋겠다. 또 외부에서 급한 작업을 해야 할 때 어도비 프로그램이 컴퓨터에 깔려 있지 않다면 망고보드에 접속해 작업이 가능하다. 디자이너라면 공감할 테지만 내 전문 분야는 편집 디자인인데 갑자기 상부에서 영상을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올 때도 있지 않나?(웃음) 이때 망고보드에서 제공하는 동영상과 GIF 템플릿을 사용하면 한결 부담을 덜 것이다.
- 생성형 AI와 프롬프트 디자인 한국형 AI 생성의 가능성, 망고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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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 +바이라인 : 글 서민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3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