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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A to Z 빈틈 많은 AI 위키피디아①
요즘 뉴스에는 생성형 AI에 관한 소식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새로운 AI 플랫폼 출시, 기존 플랫폼에 접목하거나 버전이 업데이트된 AI 툴, 세계적인 석학이 AI에 관해 언급한 한마디나 글로벌 기업의 AI 투자 뉴스, 아니면 AI가 인간을 어떻게 속이고 있는지를 다루는 흥미로운 뉴스다. 이번 호 ‘A to Z’는 위키피디아 형식을 빌려 현재까지 공개된 AI 툴을 위주로 소개하고, 알아두어야 할 관련 용어, AI가 촉발한 에피소드 등을 첨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렌시아가 패딩을 입고 나타나거나(알파벳 B 참고) 세종대왕이 맥북을 던졌다는(알파벳 K 참고) AI가 만들어내는 환각 현상에 주의하며(알파벳 C 참고) 알파벳별로 큐레이션한 키워드를 면밀하게 살펴보면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다양한 기능을 접목한 AI 툴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Animated Drawings 애니메이티드 드로잉스
아이들이 손으로 그린 캐릭터가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된다면? 동심의 세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이 도구는 메타의 펀더멘털 AI 리서치(FAIR) 팀이 2021년 12월 출시한 웹 버전 데모 ‘애니메이티드 드로잉스’다. 만드는 방식은 간단하다. 흰 종이에 사람 또는 동물 형상으로 팔다리가 달린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배경을 제거하고 관절 위치를 감지한다. 여기에 ‘춤, 재미, 점프, 걷기’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면 거기에 맞는 동작을 보여준다. 일련의 움직임에는 퍼포머로 일하는 데이터 노동자에게서 얻은 모션 데이터를 활용했다.

지난 4월 13일 메타 CEO 마크 주커버그는 에니메이티드 드로잉스를 오픈소스 공유 플랫폼 깃허브에 공개한다고 발표하며 자신의 딸이 그린 캐릭터들이 뒤뜰을 배경으로 춤추는 영상을 직접 만들어 올렸다. 오픈소스로 공개한 데이터에는 18만여 장의 드로잉이 포함되었는데 사람들이 데모 버전에 업로드하고 공유한 이미지와 메타의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670만여 장의 이미지 중에서 선별 과정을 거친 것들이다. 메타의 리서치 엔지니어 제시 스미스Jesse Smith는 이번 오픈소스 공개에 대해 “다른 연구자들이 도구와 테크놀로지를 탐험하는 것, 특히 인간의 창의성을 보충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데 한결 용이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sketch.metademolab.com




Appy Pie 애피파이
코딩을 할 줄 몰라도 앱을 만들 수 있는 ‘노코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개발사가 있다. 그중 하나가 2015년 설립한 미국의 스타트업 애피파이로, ‘앱을 만드는 것이 파이 만들기처럼 쉽다’라는 의미를 회사명에 담았다. ‘테크놀로지의 민주화’를 비전으로 하는 애피파이는 2020년 노코드 모바일 앱 개발 플랫폼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는데, 원하는 사업 영역, 테마 및 레이아웃 등을 클릭해 앱을 완성하는 서비스였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지난 2월 고급 자연어 처리(LNP) 및 기계 학습(ML) 알고리즘을 활용한 AI 웹사이트 빌더를 선보여 텍스트 입력과 음성 명령만으로도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챗GPT4, 스테이블LM 알파, 메타의 라마LLaMA, 돌리 등 최신 언어 모델을 통합시켰다. 고객 문의에 보다 정교하게 대응하는 챗봇을 앱에 삽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무료 평가판을 통해 앱을 만들 수 있으나 이를 앱 스토어에 올릴 때는 비용이 든다. appypie.com/ko




AutoGPT 오토GPT
AI를 둘러싼 온갖 괴담은 오토GPT의 등장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오픈AI의 최종 목표인 AGI(범용 인공지능)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도 들린다. AI 스타트업 시그니피컨트 그래비타스Significant Gravitas는 지난 3월 30일 오픈AI의 GPT-4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오토GPT를 깃허브에 공개했다. 최종 목표를 설정해주면 AI가 스스로 프롬프트를 생성해 작업을 수행한다. 무의미한 반복 동작을 줄여주는 일종의 자동 게임 같다고나 할까? 오토GPT의 ‘연속 모드’를 실행하면 사용자의 승인 없이도 모든 작업을 100% 자동 수행하는데, 자체 추론을 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 인간의 문제 해결 방식과 유사하다고 알려졌다.

개발사는 복잡한 비즈니스 모델은 오토GPT로 잘 수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충고하지만 트위터에서 놀라운 ‘간증’이 쏟아지고 있다. 한 경영학자가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수 있느냐고 묻자 오토GPT는 은행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동 로그인을 하고 자산을 파악하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또 어느 개발자는 앱을 하나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더니 컴퓨터에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노드’가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스스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설치한 다음 서버를 생성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토GPT를 사용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 3.10 이상 버전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개발자 언어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챗GPT처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Bard 바드
구글은 챗GPT의 등장에 지난 1월 비상사태를 의미하는 ‘코드 레드’를 발령할 정도로 바짝 긴장했다.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챗봇 기능을 적용해 업그레이드한 검색 엔진 ‘빙’을 선보인 2월에는 구글 검색 방문자 수가 1%가량 줄어들었고 구글 검색 앱의 다운로드 건수도 2% 감소했다. 1990년대에 인기를 끌다가 변화하는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된 야후처럼 마이크로소프트에 뒤처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구글 내부에서 감돌았다. 지난 2월 6일 AI 챗봇 바드를 서둘러 공개하고 미국과 유럽에 제한적으로 출시했으나 아직 충분한 검증과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례로 파리에서 송출한 시연 영상에서 “9살 어린이에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바드가 오답을 내놓으면서 구글 주가가 하루 만에 7.68% 급락하고 기업 가치 126조 원이 날아가는 악재도 있었다.

하지만 5월 10일 구글은 한국어를 포함해 40여 가지 지원 언어를 탑재한 바드를 전 세계 180여 개국에 전면 공개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한편에선 초거대 AI 모델을 가진 네이버, 카카오, KT, LG, SK텔레콤 등 국내 빅테크 기업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들려오는 가운데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는 한국이 역동적인 테스트 베드라며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앞장서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올해 하반기 국내 초거대 AI 서비스가 속속 출시될 것이라고 예고된 가운데 바드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bard.google.com






Bing 빙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 빙은 챗GPT를 공식 탑재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3월, 일일 활성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 4월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의 검색 엔진을 구글이 아닌 빙으로 채택하는 안을 검토하는 중이라는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흘러나오자 이튿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가 2.78% 하락하기도 했다. 결국 교체는 없던 일로 일단락되었지만 검색 공룡 구글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빙의 존재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양상이다(2023년 6월 기준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90%, 빙은 3%다. 점유율 1%당 약 2조 4000억 원의 광고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 5월 4일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프리뷰 및 대기자 명단 없이 빙을 전면 오픈하고 이미지 크리에이터 기능을 통합해 기존 텍스트 답변 방식에서 표와 그래프, 음성 채팅(빙챗)으로 답변이 가능하도록 강화했다. 또 챗GPT에서도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빙 검색 엔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ing.com



사진 Pablo Xavier
Balenciaga & Pope 발렌시아가와 교황
1992년 베네통은 신부와 수녀가 키스하는 사진을 캠페인 이미지로 사용해 화제를 모았다. 인종 차별, 종교 갈등, 전쟁 등 이슈를 수면 위에 드러내고 ‘United Colors(컬러는 모두 하나)’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캠페인이 대중적인 관심을 끌자 베네통은 2011년에도 ‘Unhate’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당시 교황과 이슬람 지도자가 키스하는 합성 사진이 포함되어 논란이 되었다. 1992년 캠페인은 전문 모델이 종교인 복장을 하고 촬영한 연출 사진이었지만 2011년에는 실제 당사자를 포토샵으로 합성한 사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AI가 생성한, 발렌시아가 패딩을 입은 교황 이미지가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지난 3월 시카고에 거주하는 31살 건설업 종사자 파블로 그자비에Pablo Xavier는 미드저니로 완성한 페이크 사진을 페이스북 그룹 ‘AI Art Universe’와 ‘레딧Reddit’에 재미 삼아 올렸고, 사제복 대신 패딩으로 몸을 감싼 프란치스코 교황 이미지는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가톨릭 가정에서 성장한 원작자는 〈버즈피드 뉴스BuzzFeed News〉와의 인터뷰에서 형제 한 명을 잃고 난 뒤 미드저니로 종종 그의 살아생전 사진을 새롭게 생성하며 슬픔을 달랬는데 어느 날 불현듯 교황을 소재로 이미지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고 말했다.

당시는 ‘해리포터 바이 발렌시아가’ 유튜브 영상으로 인해 발렌시아가 밈이 계속해서 등장하던 시기였으니 교황이 해당 브랜드의 패딩을 입고 나타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드저니는 신규 가입자를 위한 무료 평가판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 외에도 경찰에 연행되는 트럼프, 휴머노이드 로봇과 키스하는 일론 머스크, 펜타곤이 폭발한 사진 등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깜박 속기 쉬운 AI 생성 사진이 속속 출몰 중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AI가 생성한 이미지에 워터마크를 강제적으로 붙여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한다. 아무튼 이도 저도 믿을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계속해서 펼쳐지는 가운데 얼마 전에는 미국의 라디오 진행자 마크 월터스Mark Walters는 챗GPT가 자신이 돈을 횡령했다는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고 오픈AI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AI가 인간의 손을 빌려 인류에게 선사하는 카오스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 제공 씨앤에이아이


CN Flow 씨앤 플로
미래는 준비된 자의 것이라고 했던가? 2019년에 설립한 씨앤에이아이(CN.AI)는 일찍부터 AI 성능의 고도화에 필요한 합성 데이터 시장에 발을 내딛은 기업이다. 합성 데이터는 실제 데이터가 아니라 AI 학습을 위해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만든 가상 데이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의료 영역에서 질병을 발견하는 것을 AI가 학습한다고 했을 때 환자의 동의를 받은 MRI 이미지 등 실제 데이터를 구하기 힘든 경우, 가상 데이터를 빠르게 생성해 단기간에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단 의료 분야뿐 아니라 자율 주행 자동차의 가상 도로 학습에도 합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2022년 합성 데이터를 10대 혁신 기술로 선정하기도 했다. 씨앤에이아이는 얼마 전 프롬프트 텍스트를 입력하거나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해줄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데이터 세트를 분석해 필요한 합성 데이터를 추가 생성하는 AI 플랫폼 ‘씨앤 플로’를 공개했다. 합성 데이터 기업을 넘어 생성형 AI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이를 홍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씨앤에이아이가 택한 것은 씨앤 플로로 생성한 이미지를 선보이는 전시다. 지난 4월 마포 보컬라이브 합정점에서 열린 〈은하철도 999의 마스모토 레이지에 대한 오마주〉전에는 몇 달 전 세상을 떠난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 마쓰모토 레이지를 추모하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장 한편에는 〈은하철도 999〉의 주요 캐릭터 메텔의 이미지를 전시장에서 직접 생성해볼 수 있는 시연 공간도 마련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일종의 복각 프로젝트로 추모 전시 형식을 차용해 공감을 이끌어낸 사례다. 한편 씨앤에이아이는 다양한 모습의 AI 휴먼을 생성하는 플랫폼 ‘씨앤 스튜디오’도 운영한다. 사용자가 AI 휴먼의 성별, 나이, 키, 체중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AI 휴먼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cnai.ai






ChatGPT 챗GPT
다음은 챗GPT에게 자신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하자 나온 답변 중 일부다. “저는 사용자의 질문과 입력에 기반하여 가능한 한 정확하고 유용한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가끔씩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고, 훈련 데이터의 한계로 인해 최신 정보나 사건에 대해서는 약간의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공하는 정보와 답변은 참고용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며, 상황에 따라 실제 전문가의 조언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챗GPT도 인정했듯이 AI가 마치 사실처럼 늘어놓는 거짓말이 AI 챗봇을 사용하는 데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를 ‘AI 환각(hallucination)’이라고 한다. 초거대 언어 모델(LLM) 학습을 통해 통계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단어를 추론하면서 문장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에 대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대표 샘 올트먼은 ‘팩트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추론 엔진’이라서 그렇다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오픈AI는 지난 5월 말, 다단계 추론 과정에서 생성하는 최종 답변에 보상하는 ‘결과 감독’이 아닌, 각각 추론 단계에서 개별 답변에 보상하는 ‘과정 감독’ 방식으로 LLM을 훈련시키겠다고 밝혔다. 과연 오픈AI의 바람대로 2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 학습(RLHF)으로 인해 환각 현상이 확연히 줄어들지 지켜볼 일이다. chat.openai.com/chat







사진 제공 달리 뮤지엄, thedali.org
Dall.E 달리
“나는 환상적인 것, 마술적인 것, 꿈 같은 것을 창조하려 노력한다.” 초현실주의 아티스트 살바도르 달리의 명언이다. 1982년 개장한 미국의 달리 뮤지엄은 그가 남긴 유화, 드로잉, 북 일러스트레이션, 조각, 사진, 아카이브 등 2400여 점의 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이곳에서 4월 30일까지 열린 〈꿈의 형상(The Shape of Dream)〉전에 이미지 생성형 AI 달리를 관람객들이 시연해서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드림 태피스트리Dream Tapestry’ 코너가 인기를 끌었다. 자신의 꿈을 텍스트로 적으면 몇 분 뒤에 달리가 생성한 이미지가 전시장 스크린에 나타나는 멋진 이벤트였다. 그야말로 ‘달리’가 ‘달리’ 했다고나 할까?

살바도르 달리와 픽사 애니메이션 〈월-E〉에서 이름을 딴 달리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서 2021년 1월 첫 버전을 공개했다. 챗GPT에 탑재된 GPT는 초거대 언어모델(LLM) 학습을 통해 텍스트로 질문을 입력하면 답변도 텍스트로 나오는 데 비해, 달리는 텍스트를 입력했을 때 이미지가 생성된다는 점(text-to-image)이 큰 차이가 있다. 이처럼 언어를 넘어서 이미지, 영상, 사운드, 심지어 생체 신호까지 AI가 학습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결과물을 내놓는 AI 모델을 ‘멀티모달(Multi-modal)’이라고 한다. 달리는 지난해 4월 기존 버전에서 해상도가 4배나 개선되고 생성 속도도 빨라진 베타 버전 2를 공개했다. 쉬운 인터페이스는 물론, 유명 화가의 화풍을 따라 한 그림부터 픽셀 아트, 만화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어 디자인을 잘 모르는 일반인도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openai.com/dall-e-2







사진 제공 코치
Drop 드롭
미국에서 AI 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테크 회사인 드롭이 패션 하우스 코치와 협업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 8일 코치의 태비 백Tabby Bag 재출시를 기념하는 가상의 팝업 스토어 ‘임파서블 태비 숍’ 이미지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공개한 것이다. AI로 생성한 이미지이기에 직접 방문하는 것은 매장 이름처럼 ‘불가능(impassible)’하지만 그래서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에 앞서 코치는 1970년대 코치의 아카이브 백을 재해석한 태비 백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자신이 누구인지 표현하고 탐구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 ‘인 마이 태비In My Tabby’를 공개하기도 했다. 태비 백의 핑크색으로 물들인 임파서블 태비 숍은 패션업계에서 공간 디자인에 생성형 AI를 접목시킨 첫 사례다. ‘전통(사진 3), 인플레이터블(사진 1), 미러, 네온(사진 2), 핑크 브릭’이라는 다섯 가지 테마로 공개한 AI 생성 이미지에는 도심에 있을 법한 미러와 브릭을 제외하고 한옥의 형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클래식하면서도 미래적인 느낌을 주는 임파서블 태비 숍을 실제로 짓는다면 볼만할 것 같다. drop.ai


Data Dignity 데이터 존엄성
EU 프라이버시 정책 관련 일을 했던 컴퓨터 과학자 재런 러니어Jaron Lanier는 지난 4월 〈뉴요커〉에 ‘데이터 존엄성’이라는 용어를 언급하며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거대 기업이 수집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해 주목받았다. 2월에는 게티이미지가 이미지 생성형 AI 툴 ‘스테이블 디퓨전’의 개발사인 스테이빌리티AI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게티이미지 워터마크가 적나라하게 왜곡되어 있는 AI 생성 이미지를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할리우드가 미디어 작품 제작 시 AI를 사용하지 말라며 5월부터 미국작가협회(WGA)가 파업에 돌입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재런 러니어는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정보를 내놓는 과정은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검은 상자(black box)’라며, 데이터 처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좀 더 투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ID와 패스워드를 잊어버렸을 때 “당신은 로봇이 아닙니까?”라는 문구와 함께 나타나는 그림 조각 맞추기나 일그러진 텍스트를 해독해 입력하는 퀴즈를 푸는 것도 인간이 낮은 수준의 데이터 노동으로 AI를 학습시키는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보다 지적인 산물 또한 AI의 학습용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지만 우리는 그 모든 것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지 모른다.

참고 자료 ‘There is No A.I’(Jaron Lanier, 〈The New Yorker〉)

DeepL 딥엘
한국어-영어 번역에서 다른 번역기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받는 딥엘. 번역투 문장 특유의 어색함이 없다고나 할까?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 번역도 우수하다. 독일에 본사를 둔 딥엘은 AI 인공 신경만 번역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구조와 학습 데이터, 학습 방법을 차별화해 2017년 서비스를 론칭했다. 지난 1월에는 한국어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5월 기준 31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번역기’를 슬로건으로 하는 딥엘은 133개 언어를 지원하는 구글보다 자사의 서비스가 3배 이상 낫다고 홍보한다. 우리말에 최적화된 파파고도 한껏 긴장한 눈치로 이미지 번역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내 1위 번역 서비스 자리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에 방한한 딥엘 CEO 야로스와프 쿠틸로브스키Jaroslaw Kutylowski는 8월부터 딥엘 프로를 한국에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유료 버전에는 5000자까지만 허용하는 번역 글자 수의 제한이 사라지며 기업별 용어 최적화 처리, 데이터 보안 서비스는 물론, 번역용 문서 파일 업로드 시 대용량 첨부가 가능하다. deepl.com


ElevenLabs 일레븐랩스
몇 개월 전 ‘해리포터 바이 발렌시아가’ 영상을 올려 메가 히트를 기록한 유튜버 ‘Prompt Jungle’은 후속편으로 해당 영상을 어떻게 제작했는지 공개하는 튜토리얼 영상을 올려 다시금 눈길을 모았다. 그가 영상에서 AI 보이스 생성을 위해 사용한 툴이 일레븐랩스다. 그가 알려준 일레븐랩스의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배우의 음성이 잘 녹음된 영상을 유튜브에서 하나 골라 음성 파일로 추출한 다음 일레븐랩스에 이를 업로드하고 텍스트를 입력하면 해당 배우의 음성으로 변환된 사운드가 나온다. 일레븐랩스를 포함해 챗GPT, 미드저니, D-ID 등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그의 튜토리얼을 눈여겨본 다른 유튜버들도 이를 재치 있게 응용한 영상을 올리면서 AI 밈 열풍이 확산되기도 했다. 지난 4월 개발사는 영어 외에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를 담은 일래븐 멀티링구얼 버전 1을 출시했다. 일레븐랩스는 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오디오북, 게임, 교육 교재 제작 등에서 활용도가 높지만 보이스피싱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어 서비스는 아직 지원하지 않고 있다. beta.elevenlabs.io






Firefly 파이어플라이
챗GPT의 등장 이후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위협을 느끼고 바드를 내놓은 것처럼 어도비도 무서운 속도로 등장해 업그레이드되는 이미지 생성형 AI 툴에 대응하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어도비는 이미지 생성 및 텍스트 효과에 중점을 둔 파이어플라이 베타 버전을 출시하고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어도비 사용자들도 출시 첫 달에 7000만 개 이상의 AI 이미지를 생성하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책임, 의무, 투명성이라는 AI 윤리 원칙을 내세운 어도비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위협을 물리치고 제작자에게 콘텐츠가 제대로 귀속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 진위 이니셔티브(CAI)’를 출범시켰다. 또 파이어플라이가 어도비 스톡 이미지, 개방형 라이선스 콘텐츠 및 저작권이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학습한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행보는 AI가 장차 크리에이터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사용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어도비는 5월 24일 파이어플라이를 적용한 ‘포토샵 제너레이티브 필’을 발표한 데 이어 6월 8일 자로 올인원 콘텐츠 제작 애플리케이션 ‘어도비 익스프레스’를 공개하며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도비 디지털 미디어 사업 부문 사장 데이비드 와드와니David Wadhwani는 “새로운 어도비 익스프레스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프로, 애크로뱃의 기술력과 파이어플라이의 생성형 AI 모델을 결합한 쉽고 재미있는 웹 애플리케이션 경험을 제공한다”며 “크리에이터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매력적인 동영상과 디자인, 문서를 제작할 수 있으며, 어도비의 주력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원활한 워크플로로 제작 과정에 대한 더 많은 제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파일 호환이 잘되는 어도비 애플리케이션의 장점은 무시할 수 없기에 여타 이미지 생성형 AI에 눈을 돌렸던 디자이너들도 어도비 익스프레스를 통해 파이어플라이를 한 번쯤 경험해보는 데 열려 있는 입장이다. express.ado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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