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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Design Essay 피드백을 받는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자세
“시장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춰야 한다. 개인의 취향을 사용자 경험에 동기화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당신은 사용자가 아니다.”

UI·UX 디자인을 개선하는 디지털 시대의 디자이너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 디자인 툴의 능숙한 활용은 물론 디자인 시스템과 패턴에 대한 이해, 사용자 문제 해결 능력이 필수 요건이다. 나아가 디자이너들이 계속해서 강화해야 하는 핵심 능력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팀원과의 협업 역량이다. 시장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그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요구하는 것이다.

오늘날 디자이너는 자신이 맡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향상하기 위해 사용자와 동료들로부터 피드백을 수렴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이는 디자이너의 능력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제품의 지속적인 발전과 사용자 만족도 증진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기업의 비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UI·UX 디자이너는 실질적인 툴을 사용해 결과물을 도출하는 ‘하드 스킬’뿐 아니라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소프트 스킬'을 갖춰야 한다. 디자인 크리틱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피드백을 개인적인 비난이나 비판적인 시선으로 간주하지 않고, 성장과 발전의 기회로 받아들이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이는 프로젝트에 개입한 디자이너뿐 아니라 다수의 참여자와 정보를 공유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는 피드백을 받기 전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미팅에 참석하는 사람을 파악하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 효과적으로 피드백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지, 개선 사항이 다른 팀의 제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엔지니어가 있다면 실현 가능성에 대해 유용한 피드백이 올 것이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참석한다면 A/B 테스트를 하며 어떤 지표를 목표로 삼을지 의논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참석하면 어떨까? 미팅 초반에 프로젝트 개요를 간략히 설명해 모든 참석자가 피드백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가 제품 경험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에 대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미팅의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필요로 할 정보와 데이터를 미리 알고 적절한 시점에 공유하는 것 또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이 어느 정도 이뤄진 후 디자이너는 피드백 중 받고자 하는 부분과 받고 싶지 않은 부분을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제품을 카트에 담고 결제하는 과정의 UX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할 땐 버튼 색이나 폰트 크기, 픽셀 단위에 대한 피드백은 현시점에 필요 없다고 알려야 한다. 이 설정 과정을 생략하면 소통에 오류가 생긴다. 디자이너라면 UI의 세부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한데, 새로운 UX를 제시하는 난처한 상황을 한 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결국 디자이너가 피드백의 범주를 명확하게 설정할 때 토론도 원활하게 진행된다. 나아가 중요한 피드백을 정리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모든 피드백을 소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디자이너 스스로 제품에 대한 직관성과 이해를 통해 유용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인지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피드백을 받는 순간 그것을 개인적 감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공격적 자세를 취하지 않아야 협업과 의사소통을 효과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 자신이 공들인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며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디자이너가 종종 있다. 쉽진 않겠지만 ‘사용자의 경험 증진’이라는 관점에서 피드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타당한 이유와 설명을 요구하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더 건강한 피드백 문화를 위해 참여자들에게 항상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팀원 간 관계를 개선할 수 있고, 디자이너 개인의 직관과 제품에 대한 감각을 기르는 데도 유용한 거름이 되며, 궁극적으로 제품을 향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개인적 만족을 넘어서 사용자가 만족할 때 충만함을 느낀다. 객관적 시선으로 피드백을 바라보는 동시에 현시점에 공개한 디자인을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결단력을 가져야 한다. UI·UX 디자이너에게 익숙한 “당신은 사용자가 아니다(You are not your user)”라는 문장처럼, 개인의 취향을 사용자 경험에 동기화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조지아 공과대학교에서 HCI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페이스북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했다. 현재는 스타트업 스탯시그Statsig 초창기 멤버로 디자인 팀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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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이근배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3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